백담사는 늘 마음 속 고향입니다.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요동치는 매미껍질 같은 마음을
맑게 가라앉혀 주는 그런 곳이 백담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가끔은 백담사를 찾아갑니다.
달콤한 꿀을 따기 위해
온 몸을 다 바치는 나비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난, 그 무엇을 위해
저리 혼신을 다한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생각해 보면
오점 투성이의 인생 길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앞 길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걸은 것 같은데도
뒤돌아 보면 언제나 비틀거리는 발자국 뿐이었습니다.
어찌 걸어야 비틀거리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을까...
참으로 난해합니다.
물 위를 걸으면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발걸음을 옮기는 여인의 모습에서
어떻게 걸어야하는지를 배웁니다.
흐르는 물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한다는 것
떠내려가는 지난 발자국에 마음을 얹어 놓지 말아야한다는 것
그랬습니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늘 칼날 위였습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발바닥을 칼에 베이는 그런 백척간두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조급하게,
때로는 어리석게 마음을 빼앗기며 살았습니다.
어찌해야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까요?
혼신의 힘으로
서 있는 돌탑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아니 장엄한 마음 한 자락을 만납니다.
돌 한 개, 한 층마다에 서려 있는 정성이 하늘에 닿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이 아닌,
깃발을 흔드는 바람이 아닌,
오로지 하늘을 향해 오롯이 서 있는 탑이 되어야했습니다.
그렇게 살았어야했습니다.
이제 그리 살아야하겠습니다.
그래야했습니다.
백담사 맑은 물소리와
설악의 청량한 바람소리를 가슴에 가득 담습니다.
이제 또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 가겠지요.
다시는 비틀거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또 비틀거리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럴 때면 언제나 백담사를 다시 찾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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