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송 - 조지훈
농민송(農民頌) - 조지훈 아득한 옛날이었다 그것은 長白의 푸른 뫼뿌리를 넘어 한떼의 흰옷 입은 무리가 처음으로 이 國土에 발을 드딘 것은- 千古의 密林을 헤치고 가시밭에 불을 놓아 땀흘리어 일군 밭에 밀, 보리, 조, 기장을 심어 먹고 움집, 귀틀집에 오막살이 초가를 지어 이웃끼리 오손도손 의좋게 모여 살기 시작한 그것은 아득한 옛날이었다. 조상이 점지해준 터전이라 그 마음 그 핏줄을 받아 대대로 이어온 사람들이여! 푸른 잎새에 맺힌 한방울 이슬이나 나무뿌리가 뿜는 한줄기 물이 실개울이 되고 강물이 되어 구비치는 기슭마다 마을을 열고 그 강물을 젖줄삼아 퍼져난 핏줄기 三千萬 떨어질 수 없는 運命으로 얽힌 사람들이여 가난에 쪼들리고 권력에 억눌리어도 겨레의 손이 되고 발이 되어 허리띠를 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