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0일(일요일)
산을 오르는 길은 늘 먼 곳에 있는 것은 아니다.
손만 뻗으면 닿을 듯 서있는 것이 우리나라 산이다.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 한 말이 그 옛날 중국 사신들의 입에서 나왔으니...
중국 그 넓은 땅에서 살던 사람의 입에서 나온 것이니
우리나라 산하가 대단히 아름다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우리가 공기의 고마움을 잊고 살듯, 우리나라 산의 아름다움을 잊고 살지는 안는지... 되돌아 보게 한다.
그런데 여기 우리나라 산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우회 산악회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들과 오늘은 서울 성돌을 머리, 또는 허리에 이고 있는 산들을 걸어 보기로 한 것이다.
이 야트막하기도 하고 때로는 깊은 숨을 몰아쉬게 하기도 하며 늘어 선 도성의 울타리가 되어 준 산.
어느 분은 동대문(흥인지문, 보물 1호)을 보고 60년대까지
서울을 누비던 전차의 차량기지가 있었다는 추억을 이야기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눈빛을 뿜는다.
우리는 오늘 동대문을 끼고 오르는 낙산공원방향으로 길머리를 잡았다.
길을 건너고 있는 저 사람이 서 있는 자리쯤이
그 옛날 전차 차량기지있는 곳이고 그 곁으로 청계천 판자촌이 줄을 이어 앉아 있었다.
"저 사람 겁도 없이 길을 건너고 있네."
"이바여! 딱지띄어, 딱지!"
이 성벽 아래쯤에 이화여대병원이 있었는데...
이제는 성벽을 복원해 이렇게 높은 벽으로 옛 모습을 하고 있다.
서울의 성벽은 오랫동안 판자촌이나 아니면 달동네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아직도 일부 구간에서는 그 모습이 그대로 이렇게 남아 있다.
이 모습도 많이 정비가 된 모습이지만...
서민들이 살아가는 숨소리를 성벽 돌틈 사이마다 아련하게 새겨 놓은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
"젊은 총각, 그만 들여다 봐"
"닳어요, 닳어..."
조선조 말까지는 서울 성곽이 그런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그러나 일제 강정기 때 우리 문화 말살의 일환으로 도성에 있는 궁궐을 옳기거나 분해하였고,
성벽의 돌을 빼어내 건축자재로 쓰기도 했다. 자연스레 우리 서민들도 성벽의 돌을 무너트리게 되면서
집을 짓기도하고 그랬다.
내 어릴적만해도 그랬다. 성곽을 걸으면서 유년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유년으로 돌아가는 성곽열차를 탄 기분이다. 오늘 산행은...
성벽을 타고 돌아가는 길이 잘 정비가 되어 있다.
유치원 아이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걷기에도 좋은
역사를 생각하며 걷기에 좋은 길이란 생각이 든다.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오는 기운이
햇살을 타고 가슴 속으로 슬몃슬몃 파고든다.
꼭 어린아이가 어머니 젖가슴을 파고 들듯 그렇게 봄이 이 놈 가슴을 파고든다.
동대문에서 걷기 시작한 성벽길은 성신여대입구역에서 잠시 끊어지고 지하도로 길을 건너 다시 성벽길을 걸어야한다.
그 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혜화문이다.
길을 걷는 나그네들에게 잠시 숨을 돌리고 물 한 모금 마시라는 곳에 우람하게 서있는 혜화문.
"주모!"
"여기 막걸리 한 뚝배기와 거 얼큰한 고추 몇개 얹어주소"
"허 주모 얼굴 보니 여기서 하룻밤 묵어 가야쓰것소 나 말여 나"
"그래도 되것소"
"아따, 이 사람들 좋아하는 것 보소"
"아따, 그만 마시소"
"안그래도 배가 남산만 허드그만"
"전주댁, 언제 해산하는 날이유"
중간 중간 ㅁㅁ ㅁㅁ ㅁㅁ ㅁㅁㅁ ㅁㅁ 이렇듯 성벽은 끊기고 그 위에 집들이 들어서고...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이 되는 날이 진정 선진국이 되는 날이여!"
오늘 하루 님들 덕분에 참 즐거웠소...
사진 찍느라 늦어진 나를 내팽개치고 가지 않는 그 배려심도 오늘 보았소...
님들이 있어 진정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길을 걷다 여러 골목으로 길이 갈래 갈래지면 주변을 살펴 보세요. 그럼 요런 것이 있을 겁니다.
멀리 북한산이 보이고...
길
은
점점
가
팔
라
지
고...
헉 헉. 휴우~~~~
여름에는
거 참
그늘 한 번 그럴듯 하겠다.
서울은 서울 시민만 사는 곳이 아니여!
까치도 집을 짖고 사는 곳이란 말이여.
서울은 그런 곳이여.
이 사람 뭘 잘못 먹었나!
그렇게 거꾸로 선다고 먹은 것이 되나오나...
쯧쯧...
얼마나 배가 뒤틀리면 저리 몸부림을 칠까...
이 그림자는 누구여!
여기서부터는 사진 촬영 금지여!
금지....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함께 산행한 날이라 더 경비가 심했답니다.
겁 먹고 사진 한 잔 못 찍었네...
그래도 내가 누구여!
몇 장 찍어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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