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3. 30. 북한산 진관사에서)
신새벽 질러서 오는
이 승 현
섬으로 가는 막배 방금 떠났습니다
바다에 닿는 마음 가뭇한 달로 떠서
어둠 속 뱃고동 소리 끌어당겨 봅니다
엊그제 누님이 보낸 촉촉한 물안개는
따뜻한 막사발 잔 단술로 들어앉더니
칡물 든 유년 저편에 물감 풀어 어립니다
그믐달 말벗 삼아 자근대던 등대불
품어내는 입김에 하얀 성에 서려도
갯바람 간간이 부는 이 거리 정겹습니다
추위가 깊을수록 목이 긴 사슴마냥
칼칼한 별빛들이 줄긋는 길목에서
신새벽 질러서 오는 첫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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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첫사랑과 같은 아련한 그리움
가슴에 품고 살겠지요.
칡뿌리 흙내 풀풀나는 그런 고향 같은...
늘 고향쪽 하늘을 향해 목을 쭉 빼고
배고동 울리는 선창가에서 첫배를 기다리는 그런 심정으로
그리움을 한아름 품고 사는 사람
이 땅에 모든 사람들은
달래향 은은하게 번지는 짭조롬한 간장 한 모금씩 입에 물고 사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그리움이 첫배를 타고 온다면
그런 날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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