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스크랩] 육지가 그리운 섬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이승현 시인 영상 앨범 2012. 8. 3. 16:28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다」고

 

그랬습니다. 살다보니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파도가 아무리 흔들어대며 조잘거려도 적막만을 마시는 섬이 되고 싶은 날

 

뭍에서 살며

그리운 사람들과 한 잔의 술에 어깨를 걸고 비칠거리는 그런 삶을 사는 것이

사람다운 삶이란 오만함 지존을 내새우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섬에 나앉아 내 갈라진 손톱을 물어뜯으며 

뒷 파도에 몸을 휘감기며 사라지는 그런 파도처럼 살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이 제게도 오더군요.

그냥 스러지는 파도의 물거품처럼...

거푸 휘감는 물거품에 뼈까지 바스러지며

 

고요를 즐기는 여행자의 그런 사치가 아니라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그런 수치감에 판정패을 당하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는 그런 곳에 들어앉아 있고 싶을 때...

 

살다보니 그런 날도 있더군요.

 

한줄기 비가 내리고...

 

밝은 하늘이 수평선과 맞닿는 날...

 

배를 타고 다시 뭍사람으로 돌아 나왔습니다.

 

 

 

 

 

 

 

 

 

 

출처 : 活, 히말라야의 꿈(dream of himalaya)
글쓴이 : 이승현 원글보기
메모 :